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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志


2006/6/20

핵전쟁대비 ‘최후의날 저장고’착공…북극 얼음층에

핵전쟁대비 ‘최후의날 저장고’착공…북극 얼음층에
[한겨레 2006-06-20 16:06]    

[한겨레] 핵전쟁, 소행성 충돌, 생물전쟁… “지구 최후의 날을 대비하라!”

핵전쟁, 소행성과의 충돌,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 등 지구의 대재앙에 대비한 현대판 ‘노아의 방주’가 19일 착공에 들어갔다.

전 지구적 대재앙을 대비한 ‘최후의 날 저장고(doomsday vault)’가 북극에서 1000킬로미터 아래 위치한 노르웨이령 스피츠베르겐섬에 만들어진다.

이 ‘최후의 날 저장고’는 핵전쟁에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완벽한 방재 시설을 갖춘 저장고이다. 그러나 ‘최후의 날 저장고’는 영화나 공상과학에서 그려진 것처럼 핵전쟁을 피해, 핵공격을 성공적으로 지시할 전쟁지휘부를 위한 것이 아니다.

성서에서 ‘노아의 방주’가 대홍수에 대비해 지구의 동식물을 안전하게 지켜냈던 것처럼, ‘최후의 날 저장고’는 지구적 대재앙 이후에 살아남을 사람들을 위한 식량의 씨앗을 위한 공간이다. 지구 ‘최후의 날 저장소’의 공식 명칭은 ‘스발바 국제종자 저장고’이다.

노르웨이정부, 자국령 영구동토층 섬에 ‘최후의 날 저장소’ 건설


노르웨이정부는 지구적 대재앙에 대비해, 인류가 주식으로 사용하는 식물의 씨앗을 보관하기 위해 스피츠베르겐 섬의 얼음동굴을 파기로 하고 19일 공식 착공에 들어갔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노르웨이 총리를 비롯한 5개국 총리와 정부 관계자들은 이날 북극에서 1천km 떨어진 노르웨이령 스피츠베르겐섬에서 `스발바 국제종자 저장고'착공식을 갖는다.

핵전쟁, 테러, 자연재해로 식량 공급이 중단되어 올 수 있는 ‘인류 최후의 날’을 대비해 건설되는 종자 저장소다. 이를 위해 종자의 수집을 맡고 있는 GCDP(Global Crop Diversity Trust)의 제오프 호틴에 따르면 ”세계에 보급되어 있는 모든 종류의 작물이 동굴 안으로 들어갈 것이다. 지금 세계에는 1400개 이상의 종자보관소가 있지만 대부분의 나라가 정치적 불안정과 자연 재해의 심각한 노출에 직면해있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외무부의 웨라 헬스트롬 대변인은 ”노르웨이는 안정적이고 민주적인 국가이기 때문에 저장소를 건설하기에 적합한 장소”라고 ‘최후의 날 저장소’의 건립 이유를 밝혔다.

이 저장고에는 벼 10만종과 바나나 1000종을 비롯해 양귀비씨만큼 작은 씨앗에서부터 코코넛만큼 큰 것까지 모두 200만종의 다양한씨앗이 보관된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벼 10만종, 바나나 1000종 등 200종류의 씨앗 지켜내 ‘재앙’ 대비


노르웨이 정부는 농업 전문가의 입회하에 내년부터 본격 저장고 건설에 들어간다. 건설에 300만달러가 투입될 저장소는 북극으로부터 1000km 떨어진 노르웨이령 섬 스피츠베르겐의 영구동토층에 있는 사암산 깊숙이 건설된다. 저장소는 몇미터 두께의 강화콘크리트벽으로 둘러싸이고 두 개의 기밀식 출입구와 어떠한 외부 충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지어진다. 저장고는 축구경기장 절반만한 크기로 미국 연방금괴보관소에 방불하는 보호벽으로 둘러싸인다. 이 저장고가 영구적이지는 못하겠지만 GCDP의 관리자인 파울러는 “거대한 산이 곰의 털처럼 저장소를 지켜줄 것이다”고 말했다. 건설비용 300만달러는 노르웨이정부가 부담키로 했으며 특히 이중 절반은 콘크리트 비용이다. 연간 운영비는 첫 해에 20만달러가 들고, 3년 후엔 10만달러선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 저장소 건설만으로 ‘노아의 방주’ 속에서 인류를 위한 미래의 씨앗이 자동적으로 보관되는 것은 아니다. 저장소가 제 구실을 하기 위해서는 종자가 반드시 섭씨 0도 이하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매년 겨울 2차례씩 공기를 교체해줘야 한다. 그러나 핵 오염 등 공기를 교체할 수 없는 극단의 상황이 온다면 저장소를 덮고 있는 영구동토층이 그 기능을 대신할 것이다.

미국 연방금괴보관소처럼 수미터 콘크리트보호벽 에워싸


노르웨이 정부가 이 프로젝트에 대해 처음 제안한 것은 1980년대였지만 보안상 이유로 중단되었다. 당시 옛 소련이 국제협정 하에서 스피츠베르겐에 대한 접근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냉전 종식 후 식물유전자원 국제협정에 따라 자국의 식량에 대한 합법적 보호가 허가되었고 이것은 저장소 계획 부활의 시작이 되었다.

파울러는 “이 저장소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씨앗은행이 될 것”이라며 “기존의 종자은행 역할을 하지 않고 오직 엄청난 재앙이 닥쳐왔을 때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은행 산하 세계식량기구는 필리핀, 멕시코, 시리아, 나이지리아 등지의 종자은행 네트워크를 통해 종자를 모으기 시작했다. 파울러는 “우리는 다양한 세계적 품종을 모으는 그날까지 언제 어디에서든지 표본을 추가할 것이다”고 말했다. 씨앗의 수와 종류는 각 나라에서 식량으로 사용하는 정도를 고려해 결정된다.


<한겨레> 인턴기자 구동회 f5w1d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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